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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멜랑꼴리한 감정이입소설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가을이다보니 은근히 이런 류의 소설이 땡기더군요.  

마치 비내리는 날 지글거리는 김치전에 뿌연 좁쌀막걸리가 땡기는 것처럼요.

신경숙씨의 소설은 '엄마를 부탁해'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를..'를 통해서 본 신경숙씨의 작품은 '글 참 맛깔스럽다' 란 느낌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 사람 참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구나.   글 참 잘 썼다' 하는 느낌이 드는 작가가 있습니다.

대개의 장르소설 작가들이 이런 느낌을 주곤 하죠.

그런데 '엄마를..'를 통해 본 신경숙씨는 '글 자체를 잘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르소설 작가처럼 특정 주제나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레 알게되는 상식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수준의 문장이지만 신경숙씨가 터치한 그 문장 속에는 땅 속에 묻힌 김장김치의 깊은 맛이 느껴진달까요.

'엄마를 부탁해'란 소설은 이런 면에서 이미 '당신의 감성을 울려주마'하고 마음 먹고 시작하는 소설입니다.

4개의 막으로 구성이 되는 소설의 첫 주인공이 ;'너', '너희', '너네'라는 주어를 사용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내가'란 감정이입을 받도록 합니다.

또한 3, 40대의 사람들이라면 대개 마음 속 한 켠에 자리하고 있을 하늘이 산으로 둘러쌓여 뻥한 시골마을의 추억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소설 속의 '엄마'는 곧 우리네 엄마이기도 하고요.

작품 속에서 문장, 문장을 따라 흐르는 긴장감과 애타는 마음, 제발~ 하는 기도는 어느새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눈물을 쏟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로 가슴에 한을 남깁니다.


처음 도서관에서 이 책을 대여하고 이틀을 그냥 묶혀 두다가 일요일 새벽에 손에 쥐고나서, 오늘까지 얼굴에 깊은 주름이 패인 채 시골마을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계실 까만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픕니다.

연 세 번의 명절을 그냥 건너뛴 탓에 2년 동안 얼굴 한번 못 뵙고 목소리나마 근근히 전해드리는 불효..

어머니가 새가 되시기 전에 후회 그만하고 달려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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