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

정동거리를 걷다. 늘 정동거리는 눈으로 보이는 만큼의 아름다움을 내 카메라엔 허락하지 않는다. 계절마다 확연히 달라지는 낯설음 때문일수도, 내가 그 길 위에서 어줍짢게 아는 체를 해서일 수도 있겠지. 아마 앞으로도 어쩌면 내 눈에 담긴 만큼의 깊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게 그 아름다움의 버금가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배려함에 난 여전히 그 길을 향해 셔터를 누를 것이다. 더보기
나무들에게 듣는 이야기 흐렸던 날도, 비오던 날도, 푸르름이 온몸 가득 느껴지던 날도 내 기억에서는 사라져 갔지만, 문득문득 공기 속에 남겨진 당신의 빨간색 겐조 아무르가 눈에 시리게 박혀오면 당신의 이야기를 쫑긋거리며 같이 듣던 그 때 그 벤치와 가로수와 길 한 켠에 우두커니 자리잡은 돌멩이를 찾아 참 즐거웠던, 그러나 이젠 그리움이란 단어의 달콤쌉싸름함을 알게해 주었던 그녀가 보고 싶다고.. .. 보고 싶다고... 그리고 또 한번의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어졌다고.. .. 차마 입 밖으론 내뱉지 못할 단어들로 입술만 적시고 있습니다. 더보기
짧은 순간.. 짧은 순간.. 피어오르는 장작불에 끓여진 따스한 숭늉같은 느낌의 커피에서 어린 시절 맡았던 아궁이의 군고마 익는 냄새를 느끼고 말았다.. Contax G2 and CT Precisa 더보기
개미마을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차가운 겨울 새파란 바람을 등에지고 홍제동 개미마을을 다녀 왔습니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달동네란 말을 듣고 갔던 그곳의 느낌은 마치 80년대 초반 시골의 한 마을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저 일견하면서 지나치는 나그네의 눈에 그네들 삶의 고달픔이 채 전달이나 되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돈이 없어 불행하다는 느낌을 그 곳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 칼바람에 골목골목에서 흐르던 연탄보일러의 갈색 향기와 뿌옇게 날리던 밥 냄새.. 잠시나마 그네들의 불편한 삶을 들춰보고자 했던 삭막한 가슴에 회색 콘트리트에선 찾을 수 없었던 푸근한 여유를 찾고 올 수.. 더보기
시간은 저녁의 한 귀퉁이에 머물러 노을지고.. 하늘과 땅, 물과 나무, 빛.. 아주 오랫 옛날부터의 인연이라던 너. 이젠 얽힌 시계줄처럼 아픔만 간직한 채, 차마 너의 모습조차 바로 볼 수 없는 고통만 남았다.. 더보기
사진 속에 담긴 세상 유년의 추억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도록 도와준 어린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더보기